2010년 11월 17일 수요일

아줌마

 

 

내가 일하는 곳은 10년전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역이라 꽤나 친숙하지만

지금 이곳에서 자리잡은 동창은 딱 두명이라 인맥은 아주 미미하다.

너도나도 서울 한복판으로 비집고 들어가 엉덩이를 붙이느라

이제 고향은 명절에나 발을 디디는 지루한 곳이 되어버렸다.

가끔 길가다 친하지 않은 동창의 부모님을 만나게되면 추석 끝났는데 니가 왜 여기에? 하는 눈치다.

결혼하러 왔냐. 학교다니러 왔냐. 직장은 그만뒀냐. 누구누구는 이번에 서울에서.. 어쩌고..

이야기가 길어져서 어머니 일을 잇는다는 말을 하게되면 그제서야 질문이 멈춘다.

조사를 끝내고 방실방실 웃는 얼굴이 아주 얄밉다.

 

사람들은 어찌그리 작은 단서로 많은 것을 지어내는건지. 아주 명탐정이다.

아줌마가 딸에게, 딸이 친구에게, 친구가 아줌마에게, 아줌마가 또아줌마에게..

결국 우리 엄마가 굉장한 병에 걸려 내가 사무실을 정리하러 온 것이라는 소문이

뜬금없이 튀어나왔다. 그것도 아주 상관없는 동창의 입에서.

그냥 웃었다.

인생의 스토리는 이렇게도 다양한데,

왜 아줌마들 머리에서 나오는 추리는 그렇게도 한정되어 있는걸까.

뇌가 딱딱해진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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