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6일 월요일

눈물이 난다.

 

 

고등학교 베프한테서 급히 전화가 왔다.

일주일째 생리가 밀리는데 의심나는 구석이 있다는거다.

우선 침착하게 약국에 가서 테스터를 사서 해보라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명한 줄이 두개,.

친구는 넘 당황한다.

 전화로 테스터는 오류도 많고 두세번 더 해보거나 병원에 가야한다고 말해주는데

둘다 눈물이 펑펑 나왔다.

나는 그 기분을 안다.

그 드럽고 암담하고 차갑고 죄악감이 몰려오는 그 기분.,

헤어지고 난 남자친구와 그의 여친도 동행해서 병원에 간적이 있다.

결국 테스터의 오류였다.

진짜 죽고싶은 마음 뿐. 그땐 한달동안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

암울도 그런 암울이 없다.

잊고있던 기억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나의 친구, 많은 것을 함꼐한 10년지기 친구가 같은 기분을 맛보고있다.

지금 산부인과에 보내놨으니 만약에 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바로 차타고 서울로 갈것이다.

혼자두면 절대 안된다는걸 나는 안다.

그시절의 나는 아둔해서 부끄럽게만 생각했기에 나혼자 다 썪었다.

내친구한테 같은 시간을 안겨줄수는 없다.

정말 .. 치명적인 상처이니까.

 

 

2010년 12월 4일 토요일

호박고구마

남녀관계란 정말 재미있다.

눈감으면 코 베어갈 세상이라 벌벌떨며 서로 자기포장에 바쁜 사람들에게

벌거벗은 자신을 내어보이며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협동해 간다는 것은 어찌보면 작은 기적이다.

사람마다 또 어찌그리 다양하고 별난지, 그네들의 밤이야기를 하고있자면 일주일은 꼬박 걸릴것이다.

여자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수 있는 친구이다.

내몸을 아끼자니 이세상의 많은 남자들을 다 탐색해볼수도 없는 노릇이니,

되도록이면 맘 맞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며 나름의 '유형론'을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과연 정상의 범주에 있는 사람인지, 일을 치르고 대충의 뒷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나의 성향은 또 어긋난 점은 없는지.. 등 정보가 없으면 절대 판단이 불가하다.

그리고 이것은, 내 직업적 관점으로 볼때 아주아주 중요하다.

상담하러 오는 부부문제의 98프로가 성문제다. 2프로가 돈문제다.

그만큼 성이라는 것은 즐겁고 아름다울수 있지만 또 아주 지저분해질 수도 있는 예민한 녀석인것이다.

 

 

여튼 서론이 길었으나,

 

호박고구마는 맛있다.

좀 조용할 뿐이다.

 

 

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서울

 

 

 

오늘 서울에 간다. 꽤나 빡센 일정을 잡았다.

오늘 빨리 일마치고 5시쯤 서울에 도착해서 옷을 잠시 보고

휴지한통 사들고 보라매역으로 가서 백구와 라니와만나 그저께 담궜다는 김치맛을 보고

아마도 아이패드 이야기를 꽃피운다음 일찍 집으로 가서 뜨끈한 탕목욕을 해야지.

토욜에 늦잠을 자고 10시쯤 나가서 세영이를 보고 이층악당을 보고 딘타이펑에서 탄탄미엔을 먹지

올만에 비싼 바나나쥬스도 마셔야지. 쩝쩝.

저녁에 홍대로 가서 농부총각이랑 골뱅이에 탁주 한잔하고 꽤 늦은 귀가.

일욜엔 아침운동하고 잠실에 사는 쏘두 고양이를 보러가야한다.

내가 없는동안 중성화를 해서 위로차 장난감도 한가득 업고 방문.

딩가딩가 놀다가 점심 얻어먹고 같이 내달 결혼하는 지은이 만나서 부둥켜잡고 썰을 풀어야한다.

저녁에 다시 복귀. 이렇게 놀아가지고는 월요일에 과연 출근이 가능할까 의문이다.

나는 왜 일보다 사람들이랑 노는데 더 스트레스를 받을까. 아흑...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빠직

 

가끔 엄마랑 함께 있을때 심하게 열받는 경우가 있다.

정말 작은것에도 정말 빠직 빠직 빠직.

나도 깜짝 놀랄정도로 히스테릭하다.

예전에 오빠가 사시2차 떨어지고 나한테 일일히 짜증만 내던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빠직 빠직. 한 20분 후에 바로 사과하고 2분후에 또 짜증이다.

내가 딱 그렇다.

 

주연아 문을 약하게 닫으면 번호키가 안잠기는거같더라. 신경좀 써라.

뭐? 아까는 엄마가 문닫은거잖아. 난 원래 잘닫아!

 

주연아 누구누구가 입금했댄다. 확인문자 보내야한다.

지금 내가 운전하다가 보내란말이야???? 그러고서 내가 잊으면 또 내잘못이지??

 

온화할땐 그냥 넘어갈수 있는 상황들이다.

완벽한 급성 신경증이다.

좀 잠잠해지면 또 많은걸 웃어 넘길수 있는 온화한 꼬마선생이 된다.

내담자한테는 항상 웃는 모습을 보이면서 엄마한테 빽빽거리면

내가 왜이러는건가 싶은 생각에 다시 맘을 고쳐먹지만

히스테리가 한번오면 2-3일은 가는거 같다.

 

누구말대로

성격 지랄같다. -_ -

 

 

2010년 11월 23일 화요일

마른하늘에 버즘

 

 

좋은계절이다.

날씨좋고, 기온 적당하고, 건조하고..

 

아악!!!!!!!!!!!!!!!!!!!!!!!!!!!!!!!

내가 사랑하는 까만스타킹의 계절이건만.

최대의 적. 건조가 나를 괴롭힌다.

몸도 마음도 건조해!!!!

 

물좀주소.

2010년 11월 22일 월요일

배고픈 돼지.

 

 

 

무지하게 많이 먹고싶을때가 있다.

일이 안풀리거나 허무하고 마음이 아프고 후회가 밀려올때 그런다.

맛있는걸 딱히 먹고싶은게 아니다.

그냥 이빨로 음식물을 씹어넘기는 기계적 작용 그 자체가 필요한거다.

발동이 걸리면 뭐든 씹어먹고 싶다.

밥이든 빵이든 과자든, 내 너덜너덜한 마음까지도 다 먹어버리고 싶다.

이럴때 마구 많이 먹으면 위장도 아프지만 결국은 그대로인 그 마음이 더 아파진다.

남는것은 엉덩이살과 절제못하는 나자신에 대한 자책감뿐!

 

식욕은 대부분의 신체,저신 작용과 잘 상통하지만

요즘 가장 리얼하게 느끼는것이 식욕과 성욕의 연계성이다.

 

이상하게 몹시 꼴리기 시작할때

당시의 상황들을 정리해서 통계화하면 식욕이 왕성할때랑 비슷하다.

직장이나 가족들과 이슈가 있거나,

생활이 아주 단조로와서 무지하게 허무할때.

너무나 정신이 한가해서 좋았던 시절만 헤아리고 있을때.. 등등

근데 문제는 이럴때 앞뒤 안가리고 먹어(!)버리면 또 악순환이 시작된다는거다.

좋은 상대를 선별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 얕은 감정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연애.

그리고 늘어난 엉덩이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애정불감증이 되어가는 내 자신을 직면할때다.

사람마다 연애에 지향점이 다르겠지만 결국 나는 원하는것만 주고받는 쿨한 여자가 되지는 못한다.

아 어쩌란말인가. !!!!!!!!!!!!!!!!!!!!!!!!!!!1111

 

사랑때문에 질질짜던 20살의 내 모습이 너무나 그리워진다.

 

 

 

 

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요즘 남자'와 '이상한 여자'

 

이 근처에 있는 연구소에 다닌다는 한 남자를 만났다.

동창이 친하게 지내라고 소개를 시켜준 공대출신 대구남자다.

나보다 딱 한살이 많고 나보다 키가 1센티 크다.

하얗고 귀여운 인상에 앞이빨이 마돈나처럼 살짝 벌어진게 매력포인트.

아주 상냥하고 잘 웃고 키빼면 비쥬얼도 고득점이다.

남자형제 셋있는 집에서 태어나 남중 남고를 나와 공대로 골인했지만,

성격은 막내여동생같은 귀염둥이에 뭔가 말이 많다.

 

그런데,

이남잔 정말 '평범한 요즘남자'다.

새로이 깨달은건 내가 정말 평범한 요즘남자와 사귄적이 한번도 없다는거다.

그러니 소문으로만 듣던 그들의 연애법에 익숙할 리가 없다.

'익숙한 연애'를 하고싶지도 않다.

보아하니 이분은 아주 열과 성을 다해서 연애 전 작업을 하고계시는듯 한데

나에겐 두근거림 보다는 호기심과 어색함이 가득하다.

 

 

기를 쓰고 빼빼로데이 전날에 만나서 12시를 넘고나서 빼빼로를 전해준다.

일어나서, 밥먹을때, 밥먹고나서, 퇴근할때, 씻기전에, 자기전에 꼬박꼬박 ^^ 가 달린 특정문자를 날린다.

약속장소엔 항상 일찍 나와 기다리고 데이트코스는 오직 이남자 머리 안에만 있다.

만나는 시간, 귀가 시간, 걷는 시간, 먹을 음식, 할 이야기가 그대로 계획된것만 같다.

어제 본 텔레비젼 이야기, 아는 웃긴 형 이야기, 아는 웃긴 친구 이야기...

나름 자기가 생각하는 가장 웃긴 소스들을 찾아서 서투른 말솜씨로 내게 잔뜩 풀어낸다.

단지 문제는 내게는 전혀 재미있지 않고, 내게 전혀 흥미가 없는 소재라는 거다.

배를 잡는 웃긴 이야기보다는 나는 그 남자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싶은걸 모르는것 같다.

주말에는 꼭 만나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몹시나 실망한다.

한살차이에 오빠라고 불리고싶어한다. 아주아주 갈망한다.

뭘 하든지 요즘남자같다.

보드를 타고, 재테크에 관심많고, 사소한 매너는 절대적이고, 옷도 트랜디하고

여친이랑 뭐든 같이 하고싶고... 뭐라고 해야하지.. 그냥 건전지만 갈아주면

평생 이 패턴으로 살아갈것 같은 매뉴얼 인간같이 느껴졌다.

 

이런 생각의 뿌리엔 하나의 절대명제가 있다.

'나는 이상한 여자다'

평범한게 싫고 구속도 싫지만

사랑은 미치게 하고싶은,

아주 지랄같이 까다로운 여자다.

 

그래도 아직까지는이남자의 장단에 가볍게 몸을 흔들고 있다.

이 여자가 언제 한계에 부딪힐지는...

큰 사건이 없는한, 올해안에 결말이 날것 같다.

 

 

 

 

2010년 11월 17일 수요일

아줌마

 

 

내가 일하는 곳은 10년전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역이라 꽤나 친숙하지만

지금 이곳에서 자리잡은 동창은 딱 두명이라 인맥은 아주 미미하다.

너도나도 서울 한복판으로 비집고 들어가 엉덩이를 붙이느라

이제 고향은 명절에나 발을 디디는 지루한 곳이 되어버렸다.

가끔 길가다 친하지 않은 동창의 부모님을 만나게되면 추석 끝났는데 니가 왜 여기에? 하는 눈치다.

결혼하러 왔냐. 학교다니러 왔냐. 직장은 그만뒀냐. 누구누구는 이번에 서울에서.. 어쩌고..

이야기가 길어져서 어머니 일을 잇는다는 말을 하게되면 그제서야 질문이 멈춘다.

조사를 끝내고 방실방실 웃는 얼굴이 아주 얄밉다.

 

사람들은 어찌그리 작은 단서로 많은 것을 지어내는건지. 아주 명탐정이다.

아줌마가 딸에게, 딸이 친구에게, 친구가 아줌마에게, 아줌마가 또아줌마에게..

결국 우리 엄마가 굉장한 병에 걸려 내가 사무실을 정리하러 온 것이라는 소문이

뜬금없이 튀어나왔다. 그것도 아주 상관없는 동창의 입에서.

그냥 웃었다.

인생의 스토리는 이렇게도 다양한데,

왜 아줌마들 머리에서 나오는 추리는 그렇게도 한정되어 있는걸까.

뇌가 딱딱해진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오픈

 

 

셍쿠에게 떠밀려 서브블로그 오픈.
셍쿠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올바르게 솔직한 인간이다.
솔직함은 정말 타고난 재주이다.
원해도, 노력해도 쉬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그 중요성을 잊고 살면 도로 잡을수 없는것이 솔직함이렷다.
이리저리 흩날리고 헤매이는 그녀의 감성과 지향도 결국은 하나로 귀결된다.
말하자면 '될수있는 한 삶에 솔직하기.' 정도가 아닐까..
요즘들어 단단하게 여러 꺼풀을 뒤집어쓰고 화를 펑펑 내는 사람들을 마주하다보니
그녀의 품성은 이따금 내게 숨쉴 곳을 마련해준다.

여하튼 셍쿠의 떠밀림에 블로그를 연다.
온라인 역사상 가장 솔직한 나의 주절거림이 이곳을 채울것이다.
쌩뚱맞고 하찮아도 상관없다.
그게 그저 나인걸.

작은 그릇에 너무 많은 생각을 담았기에
이따금 알수없는 침전물이 생길것이니,

흔들어서 드세요.